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진짜 좋아하는 밴드라 소개합니다 — androp 신보 'imperfect'와 'Chronicle'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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by thefrequency 2026. 8. 26. 09:0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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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은 장비도 K팝도 아니고, 내가 오래 좋아해온 일본 밴드 얘기를 좀 하려 한다. androp라는 4인조 록밴드다. 2008년에 결성해서 올해로 활동 17년 차인, 국내엔 아직 잘 안 알려졌지만 개인적으로 정말 아끼는 팀이다. 이 밴드가 지난 7월 15일 정규 앨범 'imperfect'를 냈다. 늦었지만 이 앨범, 그리고 그중에서도 유독 마음에 남는 곡 하나에 대해 진심으로 얘기해보고 싶어서 글을 쓴다.

'imperfect'라는 제목에 숨은 장난기

앨범 제목부터 재밌다. 'imperfect(불완전한)'의 i와 m 사이에 어퍼스트로피 하나만 넣으면 "I'm perfect(나는 완벽해)"가 된다. 불완전함과 완벽함이 사실 한 끗 차이라는 걸 제목 하나로 표현한 거다. 그래서인지 앨범 첫 곡 제목이 정작 'Perfect'다. 'imperfect'라는 이름의 앨범이 'Perfect'로 문을 여는 건, 우연이 아니라 딱 이 언어유희의 연장선이었다. 재밌는 건 이 곡이 앨범 수록곡 중 오히려 가장 늦게 완성됐다는 거다. 앨범 전체를 대표할 얼굴 같은 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작업 후반부에 만들었다고 한다.

앨범이 원래 예정보다 늦게 나온 이유도 좀 사람 냄새가 난다. 곡 자체는 진작에 다 끝났는데, 보컬이 아니라 가사를 고치는 데 시간이 계속 걸렸다고 한다. 특히 'Japanese POP'이라는 곡은 원래 일본 대중음악 신을 향해 훨씬 날 선 가사였는데, 이렇게 뾰족한 채로 내보내도 되나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비판이 아니라 애정을 담은 곡으로 다시 썼다고 한다. 이 곡 때문에 발매가 밀리기 시작했다는 후일담도 있다.

곡 제목에 숨은 이중 의미도 하나 더 있다. 수록곡 'Blanket'은 "Blank(공백)"과 "Blanket(담요, 감싸다)"이라는 두 단어를 동시에 담으려고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. 소중한 사람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지만, 그 사람을 잃으면 마음에 공백이 남는다는 감정을 제목 하나에 눌러 담은 거다. 앨범 전체적으로 이런 잔잔하지만 곱씹을수록 깊어지는 장치들이 많다.

그중에서도, 'Chronicle'을 꼭 들어봤으면 좋겠다

앨범에 좋은 곡이 정말 많다. 'Easy'는 라이브에서 다 같이 떼창하기 좋은 밝은 곡이고, 'Sakura Song'이랑 'Magic Hour'는 계절이 지나가는 쓸쓸함을 그린 곡이라 감성적으로 듣기 좋다. 그런데 그중에서도 하나만 딱 꼽으라면 나는 망설임 없이 'Chronicle'을 고른다. 이 곡은 정말, 진심으로 꼭 한 번 들어봤으면 좋겠다.

이 곡엔 좀 특별한 사연이 있다. 원래는 보컬 내자와의 고향인 아오모리현 하치노헤시에 작년에 새로 문을 연 상업시설의 CM송으로 시작된 곡이었다. 그 짧은 곡을 확장해서 지금의 'Chronicle'이 됐다.

처음 무대에 오른 건 작년 11월 말, 하치노헤에서 열린 밴드 결성 기념 라이브였다. 그때는 아직 미완성 버전이었다.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12월 초, 하치노헤에 큰 지진이 났다. 내자와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그 여파로 고생을 했다고 한다. 뭐라도 하고 싶었던 그는 온라인으로 투네이션 방식의 복구 지원 자선 라이브를 열었고, 그 자리에서 전국 각지 사람들이 하치노헤를 향해 보내는 마음을 직접 전해 들었다고 한다. 고향에서 처음 이 곡을 선보였을 때의 감각과, 지진을 겪으며 느꼈던 감정을 모두 곡에 눌러 담아 완성한 게 지금의 'Chronicle'이다. 밴드 스스로도 이 곡이 자신에게 유독 벅찬 곡이라고 밝힌 바 있다.

멜로디만 놓고 들으면 잔잔하고 다정한 곡인데, 이 배경을 알고 나서 들으면 완전히 다르게 들린다. 고향에 대한 애정, 그리고 힘든 시간을 보낸 사람들을 향한 위로가 멜로디 안에 조용히 깔려 있다는 게 느껴진다. 이런 서사를 모르고 들어도 좋은 곡이지만, 알고 들으면 훨씬 더 마음에 오래 남는다. 그래서 이 글을 빌려서라도 꼭 한번 들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.

10월엔 콘서트도 열린다

androp는 10월에 'angstrom 2026'이라는 이름으로 오사카, 나고야, 도쿄를 도는 투어를 연다. 밴드 멤버 넷이서 직접 도는 공연이라고 하는데, 나는 이 투어 소식 보고 벌써 마음이 들뜬다. 직접 가서 볼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뿐이다.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가보고 싶은 공연이다.

마무리

국내엔 아직 잘 안 알려진 밴드라 이 글을 보고 몇 명이라도 'Chronicle' 한 곡만이라도 들어봐 주면 정말 기쁠 것 같다.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섬세함도 좋지만, 이 곡 하나만큼은 배경까지 알고 들어보시길 진심으로 추천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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